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습지, 낙안읍성... 그리고 T·M·I
우리나라의 1호 국가정원인 순천만국가정원은 여행지로 워낙 유명합니다.
이미 순천에 대해 각종 사진들과 가볼 곳, 먹을 곳, 잘 곳 등 다양한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른척하고 슬쩍 넘어가기엔 여행블로거로써 비양심적인 느낌이 들기에,
저는 순천 여행 전 알고가면 재미있는 TMI들을 위주로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 TMI 1 - 순천만정원의 탄생 비화
순천을 포함한 호남 지역은 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다른 지역에 비해 경제와 사회인프라가 발전을 많이 이루지 못한 곳이었습니다.
또한 역사적으로 아픔을 가지고 있는 곳이기에 그 상처를 치유하고 감싸는 과정에서 아직 우리 사회가 성숙하지 못해 사회적 오해가 생겼고, 지금까지도 지역감정과 색깔론을 가지고 계신 분들... 다가가기 힘든 유리벽이 곳곳에 존재하는 우리나라와 정치권을 볼 때 이 작고 작은 나라를 하나로 품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큰 아쉬움을 느낍니다.
여하튼,,, 이런 이유로 8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순천은 매우 낙후된 도시였으며, 다른 도시의 쓰레기를 수입했고, 매립했던 곳이 순천만이었습니다.
그 일을 담당하던 9급 공무원은 그 일이 너무 싫어서 한 가지 제안을 하게 됩니다.
여기를 공원으로 만들어 보자고 제안을 하지만 당시 시대상 관료적 권위로 윗선에 깨끗하게 묵살당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후 이렇저렇게, 여차저차의 과정을 거쳐 작은 공원을 만드는데 성공했고, 시민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좋았으며, 그것이 순천만 국가정원 1호의 시작점이 됩니다.
● TMI 2 - 정원으로 시작해서 정원으로 끝나는 곳
그후 순천은 자나 깨나 '공원',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정원' 조성하는 것이 만사를 재끼고 1순위가 됩니다.
오랜 기간동안 시장이 바뀌고 정책 입안자들이 바뀌지만 '정원'이라는 타이틀 만큼은 황산벌의 계백 장군처럼 절대로
거시기하여 다른 도시에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로 도시 슬로건을 아래처럼 내걸고 있습니다.
그럴 만도 하다고 이해가 되는 것은 원수는 항상 가까이에 있듯이 옆 동네 여수가 있습니다.
여수는 여수밤바다와 한국의 나폴리라는(개인적으로 전혀 공감은 안되지만...) 성공적인 관광 마케팅이 있으며,
전 국민이 사랑하는 이순신 형님의 자취가 곳곳에서 지원사격을 해주고 있습니다.
또 광양은 산업단지와 제철소가 있고, 매화마을과 이순신대교가 있어, 순천에 절대 밀리지 않습니다.
게다가 서쪽으로 보성이 있습니다. 그 유명한 벌교 꼬막과 정식, 그리고 녹차밭...
소설 태백산백까지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고 있습니다.
정원에 목숨을 거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순천은 국가정원과 순천만, 낙안읍성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추천할 만한 곳도 없습니다.
● TMI 3 - 순천 국밥거리, 그 집이 우리집
순천 관광/여행에서 순천시가 공식 추천하는 지역 음식이 짱뚱어탕과 국밥입니다.
짱뚱어는 물에서 헤엄을 치지않고 뻘에서 지느러미로 걸어 다니고 가끔 점프를 하는 이상한 놈입니다.
생긴 것도 어릴 때 약을 잘못 먹은 올챙이가 개구리로 변하는 중간 그 어디쯤 있는 것처럼 생겨서 물고기 인지 아닌지,,, 아니면 양서류인지 정체성에 상당한 의문을 들게끔 생겼습니다.
짱뚱어 탕을먹어봤지만 제 스타일은 아니어서,,,
하지만 지역 출신 분들은 고향을 생각나게하는 음식으로 많이들 좋아하십니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TV 예능프로램과 각종 프로그램에 셰프들이 대세를 이루기 시작합니다.
이연복 셰프, 백종원, 오세득, 최현석, 이원일 정호영 쉐프 등등...
스타셰프들이 본격 방송을 진출하기에 앞서 그 시작점이 에드워드 권이라는 셰프입니다.
에드워드 권 셰프가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질문을 받게 됩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나라에서 많은 음식을 드셔보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에 많은 사람들은 해외 유명한 나라에 매우 고급지고 비싼 음식이 아닐까 기대를 합니다.
하지만 권 셰프의 대답은
"제가 한국에서 배고프고 힘들게 공부하던 시절 순천의 어느 국밥집에서 먹은 돼지 국밥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라고 대답을 합니다.
그 다음날 순천 웃장, 아랫장 국밥집들이 "그 집이 우리집" 이라는 플래카드를 죄다 걸어놓고 노이즈 마케팅을 하는데 그게 성공해서 지금의 순천국밥거리가 탄생하고 여행 코스가 된것입니다.
저 역시도 여러 집에서 먹어봤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맛은...
여러분들이 살고 계시는 지역에 맛있는 순대국밥집에 있다면 거기서 드세요. 차이 없습니다.
그리고 웃장 아랫장의 국밥 차이는 웃장은 2인 이상 주문을 하면 순대와 수육을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것이고 아랫장은 서비스가 없고, 어떤 식당은 국에 밥이 말아져서 나오는 정도의 차이이며, 맛의 차이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서비스가 사람 기분을 좋게 하기 때문에 가신다면 저는 웃장을 추천합니다.
또 하나 속지 말아야 할 것은 허영만의 백반기행에도 웃장의 한 국밥집이 소개되었습니다.
저도 그 집을 갔었는데... 방송에 속지 마세요.
● TMI 4 - 마지막 TMI,,, 순천 살기 좋은도시 1위? 그리고 여자들이 이쁘다?
제가 순천에서 3년 넘게 살았었는데, 순천은 살기 좋은 곳이라고 자랑하는 분들을 여럿 만났었습니다.
매년 살기좋은 도시 1~3위안에 든다며 어깨뽕을 넣고 자랑을 합니다.
그래서 어떤 부분이 살기 좋은지 알려달라고 물으면,,, 그냥 살기 좋다고만 합니다. 명확하게 대답을 못해요,,, ㅋㅋ
이유가 있을 거 아니냐고 되물으면,
그냥 있을거 다 있고, 공기 좋고, 자연재해도 없고,,, 그래서 살기 좋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다른 도시들과 특별한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특히 연세가 조금 있으시고 자리를 잡으신, 기성세대 분들이 순천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살기 좋다고 하시는데,,,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예전에 순천 여성분들은 포스코에 다니는 남자를 만나서 결혼하는 것이 범사회적 여성들의 목표였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목표를 이루고 경제적 부분과 생활 영위에 있어 어느정도 자리를 잡으신 분들이 순천에 대한 애정이 높으신 것 같고, 젊은이 들은 여느 지방과 마찬가지로 일자리 문제로 순천을 떠나는 경향이 많이 있습니다.
순천은 특별한 산업/공업단지가 없습니다. 해룡면에 율촌산단이 있으나, 관련성은 여수와 더 가깝고,
광양산단, 여수 산단이 규모가 크고 큰 기업들이 있어, 순천에 거주하며 출퇴근은 광양과 여수로 하는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공단과 산업시설에서 발생하는 폐수도 없고 소음과 공해가 없어 순천을 살기 좋다고 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또 하나 근거 없는 주장은... 순천 여자들이 이쁘다는 건데,,,
제가 순천에 있을 때가 코로나가 한창일 때였습니다.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여성분들이 이뻐 보인건 어느 정도 있는데, 마기꾼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네요 ^^
특히 해가지고 어두운 저녁 길거리 화려한 간판들의 조명 속에서 마스크 쓴 여성들은 어지간하면 다 이뻐보이거든요,,, 이름하여 KF94 미인들!!!
순천분 들은 저를 외부사람(타지)으로 보셨기 때문에 저도 지기 싫어서 맞받아 칩니다.
이쁜 여자들은 여기 안 있고 전부 서울 올라갔다고,,,
순천에 대해 안좋은 부분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할 말은 많지만,,, TMI는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여행블로그인데... TMI가 더 많아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지만,,,
이런 것들을 알아가는 것도 여행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1. 순천만국가정원
현실 후기로 말씀드립니다.
4번 국가정원을 다녀오고 나서 여행을 추천드리는 시기는 4~6월, 9~11월입니다.
날씨가 너무 더우면 걷다 짜증 나서 그늘 찾아 앉아 쉬기 바쁘고,
너무 추우면 그 넓은 곳 1/3도 못 보고 정원 입구 근처에서만 배회하다 돌아 나오게 됩니다.
투어 버스가 있습니다만 에어컨 없고, 히터 없습니다.
정원을 보기 위해 창문이 없고 투명 필름커튼으로 되어 있어 비를 막기 위한 용도로만 사용합니다.
정원은 각 나라별, 테마별로 구성해서 다양한 나라의 정원과 특색 있는 식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원인만큼 아름다운 꽃들을 보시려면 꽃피는 봄, 그리고 가을에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정원입구에서 반대편 방향으로 정원을 감상하시다 보면 스카이큐브를 탈 수 있는 정원역이 나옵니다.
만약 계획하신 여행 코스가 국가정원 둘러보시고 순천만습지를 가실 계획이라면,
정원역에서 순천만습지 관광단지로 자차로 이동하실수도 있지만,
정원역에서 큐브를 타시면 순천만역에서 내리실 수 있습니다.
순천만역에서 내리시셔서 ▶ 순천만습지까지 1.2km를 걸으시면 늪지를 여행하실 수 있습니다.
돌아오실 땐 순천만역에서 탑승하시면 정원역에 도착을 하고 성인 기준 왕복 8,000원입니다.
큐브는 아담해서 4~6인 정도가 정원이며 아이들이 많이 좋아할 것 같습니다.
2. 순천만습지
★★★
국가정원이나 순천만습지를 처음 가시는 분들이면,,, 시간 관리를 잘하셔야 합니다.
국가정원을 둘러보시다가 해가지는 노을이 지기 전에 가셔야 최고의 사진과,
최고의 갈대밭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순천만 습지는 계절을 계획하지 않고 가시면 기대했던 갈색 갈대가 아니라, 보리밭새싹처럼 시퍼런 갈대밭을 보실 수 있는데, 제가 추구하는 순천만 감성과는 맞지 않습니다.
3. 낙안읍성
마지막 여행지 낙안읍성입니다.
국가정원을 보시고 순천만에서 노을과 함께 인생샷을 남기셨다면 낙안읍성은 다음날 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보통 순천에서 1박 다음날 여행지를 보성 쪽으로 가실 때 들리는 곳이 낙안읍성이며,
순천에서 약 20km 정도의 거리에 있습니다. 순천과 보성 사이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반대로 순천에서 첫날 여행하신고 반대로 여수로 가셔서 숙소를 잡고 숙박을 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낙안읍성은 민속마을이며 지금도 약 100세대 정도 230명의 주민이 전통 방식으로 살고 계신다고 합니다.
낙안읍성은 혼자 여행하며 걷기에도 좋은 곳입니다.
특히 오래전 시간탐험대라는 tv 예능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조선시대로 돌아가 선조들의 삶을 직접 체험하고 역사를 배우는 프로그램입니다.
매우 재미있게 시청했기에, 개인적으로 시즌4 제작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간탐험대 출연자들은 개그맨 장동민씨, 유상무씨를 비롯해 유명 연예인들이 촬영을 했었고,
첫회를 낙안읍성에서 촬영을 했었습니다.
파이터 김동현씨가 극중 유부녀와 바람을 피운 죄로 낙안읍성에서 경남 남해 노도(섬)로 유배를 가는데 조세호씨, 이상준씨와 함께 걸어서 갑니다. 차도로 100km가 넘는 거리인데, 이틀에 걸쳐 60~70km를 실제로걸어서 노도에 갑니다.
(노도는 서포 김만중 선생님이 유배 생활을 하신 곳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순천의 여행지는 워낙 유명하고 많이 알려진 곳이라서 일반적인 내용보다는
로컬 TMI를 많이 알려드렸습니다.
즐거운 여행 되시기 바라며, 또 좋은 곳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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