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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여행 생활

【단양 丹陽】조금은 다른 여행...

by ( ˃ ⩌˂) ◖⚆ᴥ⚆◗ 2023. 9. 8.

【단양 丹陽】 단양의 아픔... 태양도 붉게 울고 있구나!

단양에 살고 있는 오랜 친구로부터 안부 전화가 왔습니다.

 

꼭 한번 만나서 얼굴 좀 보자고,,, 몇번이나 말을 했었지만,

먹고살기 바쁘니깐 이해해주겠지... 그리고 그 친구도 바쁘겠지... 라며 연락을 못했었는데,

어느 덧 마지막으로 본지 1년이 훌쩍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반가움 보다는 미안함이 먼저 올라왔습니다.

 

먼저 전화 못해서 미안하다 말하니, 사는게 다 그렇다고,,, 미안할게 뭐 있냐며 목소리 들으니 좋다고 말하는 친구... 그래도 한번 보고 싶어 올해가 가기전 보러 가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친구와의 좋은 추억이 떠올라 오늘은 단양에 대해서 소개를 해 드리겠습니다.

단, 여느 여행과는 조금 다른 여행이 될 듯 합니다. 

 

시루섬의 아픈 기억

제가 매주 빠지지 않고 본방을 사수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SBS 인기교양 프로그램인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이야기' 라는 프로입니다.

 

작년 11월에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꼬꼬무를 보는데,

아!... 내가 어릴적에 어른들에게 들었던 이야기구나......

 

 

저의 아버지는 단양출신이십니다. 

지금은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댁이 있었으며, 친척분들이 지금도 단양군 각지에 계시며 명절이나 친척들의 경조사가 있으면 어릴 때 부모님과 함께 자주 가던 곳이기도 합니다.

 

명절 때 동네 어르신들이 모여 나누셨던 어른들의 대화가 간간히 기억이 나는데...

그때는 어려서 몰랐고, 그냥 어른들만의 이야기인줄로만 알았었습니다.

 

 

♣ 시루섬 이야기

간단히 알려드리면,,,

단양에 있는 시루섬은 한강 물줄기 사이에 있는 꽤 넓은 면적의 섬입니다.

물고기를 잡고 농사를 지으며 살았는데, 특히 담배 재배가 잘되어 섬이 아닌 내륙에 사는 사람들이 시루섬에 들어가 담배 재배를 배우기도 했던 곳입니다.

 

1972년 8월, 태풍 베티로 엄청난 비가내려 강물이 급격히 불어나 섬이 고립되고, 섬 전체가 물에 잠기게 됩니다. 마을 사람들은 미쳐 뭍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섬의 가장 높은 곳인 물탱크, 나무, 원두막 위로 대피해 4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 그리고 224명이 생존합니다.

 

집, 가축과 모든 것들이 물이 잠기고 떠내려갔습니다.

물탱크는 고작 20제곱미터로, 6평 정도되는 좁은 면적에 190명의 사람들이 올라, 밖으로 밀려나 물에 빠지지 않게 서로 손을 잡고 물이 빠질 때까지 20시간을 버텨내 결국 생존한 사건입니다. 

 

이후 생존자들을 그날을 기념하여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만나서 서로 소식과 안부를 묻고 또 함께하지 못한 안타까운 사람들을 기념하는 시간도 갖습니다. 

 

단양 시루섬

지금의 시루섬은 충주 댐이 건설되고 섬 대부분이 물에 잠겨 무인도가 되었으며,

장마철에 비가 많이 내렬 때는 물에 잠겨 보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시루섬이 있는 곳은 단양 이끼터널에서 만천하스카이워크가는 길 중간 쯤에 있고,

도로 옆에 시루섬의 기적을 기념하는 동상과 추모비가 있습니다.

 

여행하실 때 잠시 들리어 잠깐 추모의 시간을 갖는다면,,,

훨씬 더 의미있는 여행이 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추모비
시루섬

 

충주댐... 물에 잠긴 고향

단양 현지분들은 신단양, 구단양이라는 표현을 쓰십니다.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원래의 단양이 상당부분이 수몰되게 됩니다.

단양 수몰민들을 이주키시기 위해 새로 조성한 곳이 신단양이며,

여러분들이 단양이라고 알고계시며 방문하시는 곳이 바로 신단양입니다.

 

고향을 잃고 삶의 터전이 사라진 수몰민들의 아픔이 많은 곳이 단양입니다.

 

신단양 초기에는 단순히 거주의 목적으로 조성을 했지만,

지금은 그때의 기억과 아픔이 느껴지지 않을만큼 탈바꿈하여 관광도시로 재탄생을 했습니다.

 

 

T·M·I

여기서 잠시 참고하실 만한 TMI를 하겠습니다.

 

서울을 비롯하여 수도권에 사시는 분들은 지방에 사시는 분들의 희생으로 누리는 혜택들이 있습니다만,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들이랑 나랑 무슨 상관이 있는지,,, 또는 무슨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건지 어리둥절 하실텐데요...

단양을 예를 들어 말씀 드리겠습니다.

 

한강 물줄기에 대해서 간단히 알려드리면,

태백 검릉소 ▶ 정선강 ▶ 동강이 되어 영월로 갑니다.

주천강과 평창강이 영월 한반도면에서 만나 서강이 되어 ▶ 영월로 흘러갑니다.

 

두개의 물줄기가 영월 동강 둔치에서 만나 영춘 ▶ 단양 ▶ 청풍 ▶ 충주 ▶ 여주 ▶ 서울로 흘러가게됩니다.

 

그런데 장마철이나 태풍으로 강원도 산간지역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게 되면

각 산골의 물들이 계곡으로 흘러들고, 각 계곡의 물들은 강으로 흘러듭니다.

산간 지역 특성상 내린 빗물이 넓게 분포되어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산과 골을 따라 흘러내려 한곳으로 모이게 됩니다.

 

수많은 산과 골짝에서 흘러내리는 물과 계곡물들은 상상 이상의 속도로 불어납니다.

그래서 강과 계곡을 즐기던 분들이 피하지 못하고 고립되는 이유입니다.

 

그렇게 불어난 두개의 물줄기가 영월에서 만나 하나의 강이 되니 엄청난 양의 강물이 흘러가는데,

실제로 영월 동강과 영춘과 단양은 상습적으로 강이 범람했던 지역이었습니다. 

 

동강을 가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 강의 폭이 엄청 넑고 깊이도 상당합니다.

영춘과 단양강 역시 강이 매우 깊고 폭도 넓습니다.

 

그 넓은 강들이 실제로 범람했다는게 믿겨지십니까?

지금은 강 주변정리와 범람을 막기위한 여러가지 공사들이 잘 되어 있지만 불과 2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실제 범람이 자주 있었고 그 큰 콘크리트 덩어리인 다리가 통째로 떠내려가고, 집과 가축도 떠내려가는 일들이 있던 곳입니다.

 

강이 범람하여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농작물 피해도 발생해서 단양 시민들과 농부들이

'충주 댐을 열어라,,, 우리도 살아야 할 것 아니냐, 폭탄을 가지고 들어가 댐을 폭파하고 싶다' 며 울분에 찬 인터뷰가 뉴스에 보도 되기도 했었습니다.

 

충주 댐을 열면 서울이 잠기기 때문에 열지 못한 것이고, 대신 단양군민들이 피해를 본 것이지요.

 

 

예의는 지켜야지...

단양을 여행하시다보면 종종 강 부근이나, 산 중턱 등 곳곳에 동굴 같기도하고 터널 같기도 한 곳들이 보이실 겁니다.

 

바로 일제 강점기 때 약탈한 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도로를 만들거나 철도를 놓기 위해 단양군민들이 강제 동원되어 노역을 했던 흔적들입니다. 단양 여행 중 이곳 저곳에서 생각보다 많은 강제 노역의 현장들이 보이실 겁니다.

 

또한 단양 여행 중 사진을 찍기위해 꼭 들리시는 곳 중에 이끼 터널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끼터널 역시 일제가 물자를 수송할 때 언덕을 넘기 싫어 군민들을 강제 동원하여 언덕을 터널처럼 밀어버린 곳입니다.

이끼 터널

 

비록 지금은 시간이 많이 지나 유명한 관광장소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강제 노역에 동원되어 희생됐을 많은 군민들에 대한 애도나 역사적 아픔 따위는 집어치우고,

터널 입구에 '이곳을 손잡고 걸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등의 개떡 같은 소리나 하고 있는 단양군의 관광청 실무자들을 수준 덕분에,,, 가슴에 새겨야할 문화 관광지에 보란듯이 이름과 낚서를 하는 수준낮은 관광객들도 많이 오는 곳입니다.

 

수많은 선조들이 희생당한 곳에서 진상 짓 하며 사랑을 맹세하면 꽤나 기쁘겠네요... 

이끼 터널
낚서

 

이끼터널 말고도 애곡터널, 천주터널 역시 강점기 때 강제 노역과 희생으로 만들어진 곳입니다.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 과거에 몰입하여 순례자의 자세로 여행을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기본 예의는 지키자는 취지로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오늘은 단양의 아픔  몇가지에 대해 함께 살펴봤습니다.

마지막에는 저도 살짝 흥분을 했네요.

 

상처를 진액으로 감싸고 또 감싸기를 수십번 반복하여 조개 진주가 되듯이...

단양도 상처를 감싸고 또 감싸서 멋진 관광도시가 되었습니다.

앞로도 멋진 단양이 되길...

 

 

다음 포스팅에서는 단양의 아픔이 아닌, 즐거운 여행에 대해서 포스팅하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공감 꾸~욱 ^^